지난해 춘천에 갔던 사진을 봤는데, 돌아보니 그때가 참 좋았다. 다채롭게 먹은 것도 아니고 많이 돌아다닌 것도 아닌데 그래서인지 여유롭고 편안했다.
휴가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바로 전날 춘천으로 당일치기를 가기로 했다. 당일치기라고 해봐야 기차 타고 가면 금방이라 마음이 가벼웠다.
춘천 원조남부막국수
MB 전 대통령이 즐겨 찾던 곳이라 유명하다고 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사람이 많지 않았고, 단체로 식사하는 경찰이 대다수였다. 자극적인 맛에 적응한 사람이라, 막국수가 약간 심심했다. 밑반찬을 안 먹는 편이라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밑반찬이 주로 간간하니까.
주차공간도 여유가 있고, 직원분들도 친절하셔서 좋았다.
춘천 카누 체험
가고 싶은 곳이 많은데 당일치기로 가려니까 시간 여유가 없었다. 때마침 액티비티를 좋아해서 중도 물레길에 가서 노를 저으며 신선놀음(aka. 운동)을 하기로 했다.
1시간에 2만 원이고, 한 시간마다 차례가 돌아오는데, 정각에 맞춰서 도착한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배를 탈 수 있었다. 간단한 교육을 하고, 구명조끼를 입고 난 뒤 순서대로 배를 탔다.
처음엔 목표지점까지 빨리 가려고 구령을 붙여가며 전투적으로 노를 저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놀러 온 건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즐기면서 하자고 했다. 노를 내려놓고 풍경을 보았다. 그제야 시야에 하나씩 들어왔다. 철썩거리는 물소리, 저 멀리서 노를 젓는 사람들, 나무들. 어쩌면 집중하는 것보다 주변을 살펴보게 하는 산만함이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진 않을까?
용이 승천하는 것 같은 구름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다. 이 모양도 금세 사라졌다. 진짜 신선놀음 같은 느낌이었다. 인간극장 인트로에 나올 것 같은 풍경이다.
플라스틱 노하고 나무 노하고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쓰기에는 두 개가 비슷하다고 하는데 느낌을 살려보고자 나무 노로 저었다. 물속 깊이 노를 넣어서 저으면 힘이 많이 드는 대신 한 번에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자전거 탈 때 높은 기어로 맞춰두면 힘들지만 많이 갈 수 있는 원리다. 마찬가지로 살짝 넣어서 저으면 잔잔하게 갈 수 있다.
후기
춘천 가서 가장 좋았던 건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거고, 두 번째로 재밌었던 건 중도 물레길에서 노 젓는 거였습니다. 아주 특별한 건 아니지만 팔운동도 되고 친구랑 1인 2각에서 우리 보폭을 맞추는 것처럼 함께 노를 저었던 것, 강 위에 있던 게 좋았습니다.
밥 먹고 카페 가는 일정이 지루한 분들께 카누를 추천합니다! 적당히 운동도 되기 때문에 활력도 돌고, 색다른 체험이나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풍경 보기에도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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