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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는 것/제품리뷰

중성적인 이끼향, 불리 바디오일 리켄데코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풀향을 좋아한다.

 

불리 바디오일

면세점에서 뭐라도 하나 사고 싶어서 안달 나 있을 때 불리 1803을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 보기는 했지만 너무 비싼 느낌에 손이 안 갔다. 향수를 사고 싶던 때라 향수를 시향해봤는데 알콜이 안 들어가서 피부에 자극이 적다고 했다. 생각해본다고 하고 나와서 검색해보니 향수 유통기한이 6개월이라고?! 저 비싼 걸 아까워서 6개월 안에 어떻게 다 써!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얼른 사야했다. 향수, 바디오일, 바디로션 중에서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건 바디오일, 바디로션이었고 바디오일이 발향이 더 좋다고 하기에 냅다 질렀다. 쓰던 향수를 거의 다 써가서 향수 대용으로 쓸 목적이었다.

 

패키징

 


종이박스 디자인은 그린 계열 무늬가 있고 자잘한 금색 장식이 있어서 마치 왕실에서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일이 들어있는 용기는 고급스럽고 무겁다.

 


몸통은 도자기 재질이고, 뚜껑은 쇠로 되어 있어서 확실히 고급스럽다. 그런데 오일이 묻은 손으로 뚜껑을 닫기 때문에 뚜껑을 떨어뜨리는 일이 빈번하다. 뚜껑에 맞아서 발가락 다칠까 걱정된다. 도자기 몸통에는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습기가 많은 욕실에 두다 보니 스티커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고급스러움이 반감되는 느낌이다.
마음 같아서는 바디오일 리필만 팔았으면 좋겠다. 쓰던 용기에 바디오일만 넣어서 사용하게.

 

제형 & 지속성 & 발향

 


꾸덕한 오일 제형은 아니고 물처럼 점성이 낮다. 그래서 샤워한 직후 몸에 오일을 바르면 산뜻하고 촉촉하다. 산뜻한 만큼 지속성은 높지 않아서 나중까지 촉촉한 느낌은 아니다. 오일을 바르고 나서 로션을 바르면 훨씬 보습력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
바디오일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발향인데, 발향은 그렇게 좋지 않다. 향기의 지속성도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바르고 나간 직후 친구에게 향이 나냐고 물어보면 ‘알듯 말듯하다’고 한다. 나처럼 향수만큼의 발향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부족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샤워하고 난 직후에 오일을 바를 때 나는 이끼향의 만족도는 정말 높다. 어슴푸레한 숲속에 있는 기분이라, 기분전환용으로 정말 좋다.

 

가격

가격은 너무 사악하다. 면세점에서 190ml 68,550원에 구입했다. 지금 찾아보니 인터넷에서 더 싼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싸다.

 

총평

풀향을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 제품입니다. (딥티크 롬브르단로를 쓰고 있습니다) 중성적인 향이라 누구나 사용하기에 거부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이런 향(화사한 향이 아닌)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하다가, 쓰다 보니 좋다고 말할 정도로 중독성이 있고, 익숙해지면 좋아지는 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 바디오일도 사용하고 다른 향수도 구매해서 함께 사용하고 싶은데, 가격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 제품만 사용하기에는 보습력이나 발향이 떨어져서 단독으로 사용하기는 아쉽기 때문입니다.(단독으로 사용하면 겨울에는 건조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향수처럼(남들도 알 수 있는) 향이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향수를 뿌리기 부담스러운 분들께 추천할만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향수뿌리기 부담스러운 여름엔 간단하게 사용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