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필심만 바꿔서 쓰는 시그노 0.28

학교 다닐 땐 필기구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바꿔서도 쓰고, 필기도 열심히 했다. 공부 말고 필기를! 어쨌든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공부를 덜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니까 펜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선호하는 펜은 미쓰비시 유니볼 시그노 0.28이다.

노크식은 달칵거려서 싫고, 0.5짜리 펜은 글씨가 두껍게 써져서 싫고, 볼펜은 흐릿하게 써져서 싫은데, 이 펜은 잉크 타입이고 얇은 데다가 노크식이 아니라서 마음에 들었다. 단점은 한 번 떨어뜨리면 끝장이다. 운 나쁘면 새로 사서 떨어뜨리면 펜 끝에 있는 볼이 들어가면 못 쓰는 거다.

 

이미 한참 쓰고 난 뒤에야 알았지만, 책 <군함도>에 나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곳이 미쓰비시중공업이다. 물론 같은 회사는 아니겠지만 좀 찝찝했다. 한동안 일본과의 외교갈등이 심화될 때 펜을 다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가지고 있는 펜은 적어도 5년씩은 더 된 것들이라 펜을 새로 사지 않고 리필만 사면 괜찮지 않을까 했다. 펜을 다 바꾼다는 건 오히려 환경오염이 되는 것 같아서 신경 쓰였다.

 

 

미쓰비시 유니볼 시그노 0.28

여러 이유로 펜을 새로 사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에게는, 리필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1) 국내 기업을 응원하고 싶긴 하지만, 당장 알아볼 시간이 없으면 당분간은 쓰던 걸 계속 쓰는 게 편하다

2) 쓰던 펜이 있어서 리필만 살 경우엔, 가격이 1/2 수준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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